나는 왜, 어떻게 아나뱁티스트가 되었는가? (9)

라파공동체2026.03.28 15:242

나는 왜, 어떻게 아나뱁티스트가 되었는가? (9)   



 아나뱁티스들은 성서의 사람들입니다. 그들의 신앙과 삶의 모든 것은 성서로부터 나옵니다. 그들이 유아 침례를 거부하고 자기 의사와 의지에 따른 “성인 신자의 침례”만이 가장 올바른 침례임을 주장하게 된 것은 오로지 성경의 증언에 따른 것이었습니다. 예수를 그리스도와 주로 고백하여 침례받은 신자들로 구성된 교회의 모범을 그들은 신약성경에 나타난 초대 교회에서 찾았습니다. 그리고 초대 교회의 복음의 순수성과 진정성이 퇴색하게 된 원인을 기독교가 로마제국의 국교로 채택된 순간부터라고 보았습니다. 아나뱁티스트들은 루터와 칼빈과 같이 카톨릭에 반대하며 종교 개혁에 동참하였지만 그들은 한발 더 나아가 카톨릭과 국가와의 결합 자체, 곧 기독교가 국가 종교가 된 것 자체를 문제로 삼았습니다. 그들은 국가와 신앙(교회)는 분리되어야 하고, 국가는 신앙의 자유를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오늘날 전 세계적 헌법규범으로 규정되어 있는 국가와 종교의 분리, 신앙의 자유를 16C 종교개혁 때부터 줄기차게 주장하여 왔던 것입니다. 작센 선제후 프리드리히 3세의 적극적 후원과 지지를 등에 업고 종교개혁을 추진한 루터와 제네바 시당국의 보호와 지원 하에 종교개혁을 추진한 츠빙글리의 한계는 그들이 공히 종교 국가의 한계를 넘어서지 못했다는 점에 있습니다. 



 1555년 카톨릭 국가였던 신성로마제국과 루터를 지지했던 영주들 사이에 전쟁종식을 선언하며 아우구스부르크 화의(和議)가 맺어지는데 그 핵심 조항은 “그 지역의 지배자의 종교가 곧 그 지역 주민의 종교"가 된다는, 즉 제후(영주)가 가톨릭 또는 루터교 중 하나를 선택하면, 그 지역의 백성들은 반드시 그 종교를 따라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뭔가 역사적 기시감이 들지 않습니까? 아니 그것은 기시감을 넘어 기독교가 로마의 국교가 되는 과정의 판박이였습니다. 콘스탄티누스 황제에 의해 기독교 포교의 자유가 선포된 313년 밀라노 칙령에 이어 380년 테오도시우스 황제는 기독교를 로마의 국교로 정하는 칙령을 발표합니다. 이때부터 로마에서 태어나는 사람은 태어나자 마자 유아침례를 받고 자동으로 그리스도인이 되는 이른바 크리스텐둠의 시대가 열리게 되는데, 1555년의 아우구스부르크 화의를 통해 개신교 루터교 종교 국가가 판박이로 탄생하게 된 것입니다.



 16C 아나뱁티스트들은 자신들이 “재침례교도”라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두 번 침례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 아니라 오직 한 번의 “참 침례”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였습니다. 굳이 그들에게 이름을 붙인다면 그들은 재침례교인들이 아니라 참침례교인들이라고 불려야 마땅 합니다. 그들에게 아나 뱁티스트, 곧 재침례교도라는 이름을 붙여준 사람들은 이들을 기존 질서를 해치는 이단, 광신자, 무식한 자, 급진주의자라고 낙인 찍은 루터, 츠빙글리, 칼빈의 개신교 진영과 카톨릭 진영의 사람들이었습니다. 아나 뱁티스트라는 칭호는 이들을 반대하던 사람들, 이들을 죽이려던 사람들이 낙인 찍은 “주홍글씨”였습니다. 1527년 취리히 의회가 이들을 사형에 처하기로 의결하고, 1529년 신성로마제국 스파이스 의회가 이들을 사형에 처하기로 의결할 때의 결정문이 “재침례를 행하는 자는 사형에 처한다”였습니다.     



 16C 아나뱁티스트들이 성경에서 찾아낸 것은 “오직 한 번의 침례” 였습니다. 그리고 그 침례는 신자, 곧 예수를 주요 그리스도로 믿고 받아들이며, 따르기를 고백한 사람들이 자신의 신앙을 공개적으로 고백하고 밝히는 상징적 의식이며, 하나님의 교회, 지역 교회에 입교하는 입교식으로 이해했습니다. 아나뱁티스트들의 신앙과 신학의 출발은 “신자란 누구인가?” “교회란 누구인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에서 시작합니다. 그들은 성경에서 그 답을 찾았고 자신들이 찾은 답을 오늘날까지 실천하며 살아오고 있습니다. 그들을 통해 오늘을 사는 우리들이 스스로에게 되물어야 하는 질문도 다르지 않습니다. 우리 시대에 과연 “신자는 누구입니까?”, “교회는 누구이며 무엇입니까?” “진정한 그리스도인은 누구입니까?”, “진정한 교회는 누구이며 무엇입니까?” 아나뱁티스트들은 말합니다. 진정한 신자는 땅에서 난 이도 아니요, 혈통으로나 육으로 난 이들이 아니라 하늘로부터 난 사람들, 곧 거듭난 사람들, 침례교 표현에 따르면 중생(重生)한 사람들이 그리스도인이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그들이 모인 모임이 교회라고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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