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어떻게 아나뱁티스트가 되었는가? (21)

라파공동체2026.03.28 15:242

나는 왜, 어떻게 아나뱁티스트가 되었는가? (21)



 토마스 뮌처는 아나뱁티즘의 역사에서 아픈 손가락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그러나 그가 기독교 역사와 인류 역사에서 차지하는 의의에 대해서는 오늘날 전혀 다른 평가가 있음에 주목해야 합니다. 토마스 뮌처에게는 두 얼굴이 있습니다. 뮌처는 개신교 종교개혁가요 신학자였으며, 사회개혁가요 혁명가였습니다. 뮌처와 가장 닯은 사람은 아마도 한국에서는 동학의 접주였고 동학농민혁명의 우두머리 였던 녹두장군 전봉준일 것입니다. 중국 역사로 보면 기독교 교리에 근거해 태평천국의 난을 일으키고 실제로 태평천국 국가를 건설했던 청나라 말기의 홍수전과도 비슷합니다. 토마스 뮌처는 기독교 역사 속에서는 종교개혁기의 아나뱁티스트 이단으로 낙인 찍혀 흉흉한 이름이 되었지만, 사회개혁자로서, 농민혁명가로서 토마스 뮌처가 세계 역사에서 차지하고 있는 위상과 평판은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특히 사회주의 진영에서의 그에 대한 평가는 가히 필적할 자가 없을 정도였습니다. 마르크스, 엥겔스로부터 사회주의 혁명 운동의 창시자로 높임 받았고 사회주의 동독에서도 농민혁명운동의 영웅으로 추앙받기도 했습니다. 또한 그의 신학과 삶은 남미 해방신학과 민중신학의 태동에 영감을 주기도 했지요. 



 올 해는 아나뱁티즘 창설 500주년의 해이기도 하지만 토마스 뮌처 독일농민전쟁 500주년 기념의 해입니다. 한국과 독일 지방자치단체 사이에 유의미한 교류가 있는데 그것은 한국의 정읍과 독일의 뮐하우젠이 농민혁명을 매개로 지자체간 교류와 협력을 강화하고 있는 것입니다. 

아래는 2025년 3월 23일자 국내 한 인터넷 신문의 기사입니다.



 “이학수 전북자치도 정읍시장과 박일 시의장을 비롯한 정읍시 대표단이 지난 20일 독일 튀링겐주 뮐하우젠시의 공식 초청을 받아 출국했다. 이번 방문은 독일 농민전쟁 500주년 기념 행사와 맞물려 두 도시 간 협력을 강화하고, 세계 혁명도시 간 연대를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뤄졌다. 뮐하우젠은 1524년 독일농민전쟁의 중심지로, 종교개혁가이자 혁명가였던 토마스 뮌처가 농민들과 함께 봉건제후에 맞서 농민봉기를 일으킨 역사의 현장이다. 이 전쟁은 독일 전역으로 확산되며 30만 명의 농민이 봉기했으나, 빈약한 무장과 지배층의 강경 진압으로 10만 명 이상이 희생되며 막을 내렸다. 가혹한 세금과 토지 수탈로 인해 발생한 농민들의 저항이라는 점에서 동학농민혁명과 독일농민전쟁은 370여 년의 시차를 두고도 유사한 배경과 전개 과정을 가진다. 시는 2021년 제1회 세계혁명도시 연대회의를 시작으로 뮐하우젠과의 관계를 지속적으로 발전시켜왔다. 2023년에는 뮐하우젠시와 공식적인 교류 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방문을 통해 협력 관계가 더욱 강화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학수 시장과 박일 시의장은 21일 오후 독일 현지에서 요하네스 브룬스 뮐하우젠 시장, 얀 리만 부시장, 알렉산더 베티그 뮐하우젠 시의회 의장과 공식회의를 가졌다. 요하네스 시장은 시 대표단의 방문을 환영하며 두 도시가 공유하는 역사적 경험과 혁명 정신을 강조했다. 그는 "정읍과 뮐하우젠은 보다 나은 사회를 위한 투쟁과 헌신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며 "우리는 선조들의 희생과 도전을 오늘에 이어가는 노력을 함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이학수 시장은 "뮐하우젠의 독일농민전쟁 500주년 기념사업이 성공적으로 진행되길 기원한다. 우리의 역사적 투쟁은 오늘날에도 계속되고 있다"고 화답했다. 이어 "기후 위기와 양극화라는 사회문제, 네오파시즘의 등장이라는 정치적 도전이 우리의 미래를 위협할 수 있다"며 "두 도시가 연대와 협력을 통해 혁명 정신을 계승하고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공식 회의에서는 두 도시의 역사와 기념사업을 담은 영상을 함께 시청하며, 정읍시가 5월에 개최하는 동학농민혁명 기념행사에 요하네스 시장을 비롯한 뮐하우젠 시민대표단의 방문을 제안하는 논의도 이뤄졌다.시 대표단은 뮐하우젠 시청 관계자들의 안내를 받아 뮐하우젠 역사관, 바흐 기념관, 뮐하우젠 박물관 등 주요 역사유적을 둘러보며 독일농민전쟁 500주년 기념사업에 대한 브리핑을 받았다. 이번 방문을 통해 시는 뮐하우젠시와의 협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두 도시의 농민혁명 기념사업을 연계하고 시민 교류를 활성화하기로 협의했다. 한편, 시는 오는 5월 10일 동학농민혁명기념제와 함께 제4회 세계혁명도시연대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번 연대회의에는 뮐하우젠뿐만 아니라 아일랜드 코크, 브라질 칸우두스, 일본 시마바라 농민봉기 관련 전문가와 도시 관계자들이 초청될 계획이다. 시는 이 회의를 통해 '혁명 도시 정읍'의 위상을 세계적으로 널리 알리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시의 이러한 국제 도시 교류는 기초자치단체로서는 흔치 않은 사례로 평가받는다. 역사적 유산을 활용한 도시 외교를 통해 정읍시는 단순한 지방자치단체를 넘어 세계적 혁명 도시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역사와 미래를 잇는 도시'로 성장해 나가고 있다. 이학수 시장은 "정읍시는 동학농민혁명이라는 역사적 자산을 바탕으로 비슷한 경험을 공유하는 해외 도시들과의 교류를 통해 도시의 위상을 높이는 활동을 지속적으로 펼쳐 나갈 것"이라며 "이번 뮐하우젠 방문이 그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상은 이미 오래 전에 토마스 뮌처를 신원하였고 그를 높이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의 삶으로부터 "기후 위기와 양극화라는 사회문제, 네오파시즘의 등장이라는 정치적 도전이 우리의 미래를 위협”하고 있는 상황에서 "두 도시가 연대와 협력을 통해 (토마스 뮌처와 전봉준의) 혁명 정신을 계승하고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지난 해 열렸던 제4회 세계혁명도시연대회의 주제는 '혁명과 평화'였습니다. 참가 도시들은 모두 근대 전환기의 농민혁명이 정의와 평등, 제국주의와의 투쟁에서 시작됐다면 지금의 혁명정신은 전쟁 위기를 극복하고 지구적 환경과 생태 회복, 불평등 격차 해소 등으로 전환돼야 한다는 점에 뜻을 모았습니다. 이학수 정읍시장은 공동선언문에서 “사람이 하늘이다”라는 동학의 정신은 지금도 우리에게 깊은 울림을 주고 있다며 “비록 나라와 도시가 다르지만 다시 사람이 하늘이 되는 세상, 전쟁과 탐욕이 없는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전봉준과 뮌처는 이렇게 전쟁과 탐욕이 없는 세상에 대한 새 비전으로 여전히 우리 시대에 살아있습니다. 그렇다면 기독교 안에서도 토마스 뮌처에 대해 이전과는 다른 시선을 부여해야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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