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서 6:1-11 말씀 묵상
그리스도와 함께 죽고 함께 산다
예수님의 십자가 보혈로 우리가 죄사함을 받았다는 것은 과거에 지은 죄뿐만 아니라 현재 짓고 있는 죄와 앞으로 지을 죄까지도 대속하신 거예요. 얼마나 감사하고 송구스러운 말씀인지요. 하지만 제가 중독을 치유받기 위해 다섯 번이나 라파공동체에 입소한 상태에서 도대체 예수님과 그분의 보혈을 믿는다고 하는데 왜 나의 삶은 잘 바뀌지 않고 똑같은 잘못을 되풀이하는가에 대한 딜레마에 빠졌었습니다. 도대체 어떻게 해야 내 삶이 변화될 수 있는 것이지. 얼마 전에 안 사실이지만, 예수님의 십자가 대속을 단지 죄사함의 은혜로만 국한했기 때문이란 생각이 들었어요. 지금 죽어도 성령을 체험했으니까 천국행은 따놓은 것으로 생각한 거죠. 하지만 로마서 4장과 5장을 보면서 알게 되었는데 인간의 구원은 십자가 보혈로 죄사함을 받음으로 하나님 앞에 나아갈 수 있는 존재가 되었기에 그것을 믿음으로 의롭다 하심(以信稱義)의 은혜를 받았다는 것으로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는 것을 바르게 알지 못했기에 자꾸 같은 실족을 하게 된 것 같아요. 어제 말씀 중에
율법이 들어온 것은 범죄를 더하게 하려 함이라 그러나 죄가 더한 곳에 은혜가 더욱 넘쳤나니(롬5:20)
이 말씀을 잘못 해석함으로 일만 달란트를 탕감받은 자가 백 데나리온을 자기에게 빚진 자의 빚을 탕감해주지 못해 벌을 받는 것과 마찬가지였어요. 죄가 더한 곳에 은혜가 더욱 넘쳤나니, 이 말씀이나 오늘 1절의 말씀은 은혜를 더 받기 위해 죄를 더 지을 수도 있다는 뜻이 아니라 내가 그렇게 중독자로 살아오며 지은 죄가 얼마나 큰 죄인지를 깨닫고 그런 천인공노할 죄인임에도 예수님의 보혈로 나의 죄가 사함받았다는 망극한 말씀임으로, 그 은혜를 받은 자로서 그 은혜에 합당한 삶을 살아야만 한다, 그것이 마땅한 일이라고 생각하니 예수님의 은혜가 얼마나 감사하고 감사하던지요. 심지어 저는 신앙이 깊은 아내가 나의 중독으로 인하여 아내의 신앙이 더 성숙되리라고 합리화하기까지도 했는데 오늘 말씀과 어찌 그리 비슷하던지요. 참으로 못난 나를 다시 바라보게 하는 말씀이 되었어요. 나는 단지 성경까지도 내게 유리한 부분적 말씀만 인용해 나를 합리화하는 도구로 사용한 죄인이기도 합니다.
죄에 대하여 죽은 우리가 어찌 그 가운데 더 살리요(6:2하)
죄에 대해 죽었다? 무슨 의미일까? 제가 배운 대로 한다면 중독에 대해 죽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내가 중독에 빠질 수밖에 없었던 것들을 바르게 이해하고 깨우치고 그것들에 대해 죽는 것이죠. 가장 대표적인 것이 나의 경험, 내가 쌓은 지식, 나만의 생활 패턴과 습관으로부터 하나님이 기뻐하시지 않는 것들을 버리는 것, 그것이 죄에 대해 죽는 것이 아닐까? 그것이 6절에 나오는 옛 사람이 예수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히는 것이 아닐까? 그리고 주님이 말씀하신 자기를 부인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침례란 나의 모든 것을 물속에 잠기게 함으로써 이 옛 사람을 십자가에 못 박고 다시 물 밖으로 나옴으로 그리스도께서 부활하신 것 같이 우리도 새 사람으로 부활한다는 의미죠. 이것이 될 때, 이것을 삶으로 살아낼 때라야 이 지긋지긋한 중독에서 벗어나서 주님이 주시는 자유 가운데 매일 아침에 형제들에게 인사말로 하는 샬롬의 세계에서 주님과 더불어 살 수 있으리라 믿어요.
결과적으로 중독은, 중독적 삶의 패턴은 나를 불의의 무기로 죄에게 내주는 것이 되었고, 지금까지 그렇게 살아왔지만, 그리스도의 십자가 사랑 안에 거하면 내 주변에 또 내 안으로부터 오는 많은 유혹으로부터 벗어나 나 자신이 의의 무기로 하나님께 드려지는 삶, 중독으로부터 자유한 삶을 살 수 있으리라 믿어요.
하나님 아버지, 윗대로부터 내려오던 질기고도 질긴 중독의 사슬에서 벗어나는 길을 깨닫게 해 주심에 감사합니다. 하지만 깨달았다고 해서 다 살아내지 못하는 저의 연약함을 아시는 하나님께서 제게 지혜와 용기와 담대함을 주심으로 반드시 이기는 자가 되게 하시리라 믿어요. 의에 무기인 사랑과 겸손으로 살아가게 하시되 그 방법을 잘 알지 못할 땐, 아버지께서 그것까지도 헤아릴 수 있는 지혜와 명철을 허락하시길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간절히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