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서 6:12~23, 말씀 묵상

라파공동체2026.03.28 15:233

의의 종으로 열매 맺기



  로마서를 읽다 보면 죄라는 말이 많이 나옵니다. 알코올중독자로서 생각해 보니 중독자에게 죄는 중독 자체가 죄임을 깨닫게 됩니다. 술이 죄이고 중독이 죄인 것입니다. 中毒이란 말은 독에 맞다(中風이 몸 안에서 일어나는 바람을 맞는 병임)는 의미가 있는데 독에 맞는 것이 얼마나 무서운지 경험하지 않은 사람은 이해하기 어려워요. 12~13년 전에 라파공동체 윤목사님과 복숭아밭에 일하러 갔다가 앞에 가던 형제님이 땅벌의 집을 밟아서 뒤에 따라가던 목사님과 형제들이 벌에 쏘인 적이 있었는데 문제는 목사님께서 다른 사람에 비해 벌 독에 엄청나게 과민한 반응을 보인 거였죠. 다른 형제들은 쏘인 곳이 조금 부었다든지 약간의 고통을 호소하는 정도였는데 제일 적게 쏘인 목사님은 벌 독이 다른 사람과는 달리 치명적으로 작용했어요. 몸에 경련이 일어나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혀가 입안으로 말려 들어가고 동공은 풀어지고·····. 119에 신고해서 병원에서 해독제를 맞은 후 한두 시간 정도가 지나서야 안정을 찾는 모습을 봤어요. 아나팔락시스증후군이란 말을 그때 처음 알게 됐죠. 내 안에 독이 들어왔을 때 해독제를 맞지 않으면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다는 것을 생생하게 알게 되었죠. 알코올중독이나 도박중독도 똑같다고 생각해요. 알코올이나 도박이라는 독에 맞았으면 해독제를 맞아야 할 텐데 정신병원에 입원해 3개월 치료를 받아도 그때뿐이었죠. 병원에선 좋은 식사와 수면제 등 필요에 따라 주는 약을 처방하니 육체적인 건강은 그 기간이면 회복되지만, 중독의 근본 원인을 치료하는 것은 요원한 길이었고 정신과 의사들조차 알코올중독은 고칠 수 없는 저주받은 병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어요. 정신병원에서 치료율은 잘해야 0.01% 정도, 만 명 중의 한 명, 그 한 명도 종교적인 회심이 대부분인 것 같았어요.



또한 너희 지체를 불의의 무기로 죄에게 내주지 말고 오직 너희 자신을 죽은 자 가운데서 다시 살아난 자 같이 하나님께 드리며 너희 지체를 의의 무기로 하나님께 드리라(6:13)



전에 너희가 너희 지체를 부정과 불법에 내주어 불법에 이른 것 같이 이제는 너희 지체를 의에게 종으로 내주어 거룩함에 이르라(6:19)



   말씀 중에 특히 너희 지체라는 말이 자주 나오는데 여기에서 지체는 손이나 발, 가슴을 나타내기도 하겠지만 그보다는 내 안에 있는 생각과 감정과 의지 등을 포함하는 것 같아요. 사탄은 사람의 생각을 통해 나쁜 것들을 주입하는데 속으면서도 속는 줄을 모른다는 게 문제죠. 얼마 전까지만 해도 생각과 감정과 의지는 순수한 나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것으로 생각했었는데, 잘 생각해 보니 이것조차 내 마음대로 되는 게 아니고 할 수도 없었음을 고백합니다. 알코올이라는 독에 맞음으로 내게 남은 것은 아내나 딸, 아들과의 관계 단절이었고 경제적인 엄청난 손실과 병들고 나약해진 육체, 작년에 겪었던 심정지를 통해 죽음에 가까워졌다는 것과 피폐해진 영혼 등. 글쎄 이것도 열매라고 할 수 있는 것인지. 그래서 자살을 자주 생각하게 되고 충동이 일어날 때는 베란다의 문을 열고 밖을 내려다보고. 감사하게도 성령께서 말씀하시더군요. ‘이렇게 죽을 순 없잖아, 이건 아니잖니, 다시 나에게 오거라’, “, 주님 저도 정말 아름답게 살고 싶어요. 주님이 주시는 열매 맺는 삶을 살고 싶어요. 그런데 정말 어려워요. 그리고 너무 많이 망가졌어요. 그리고 지쳤어요. 아무것도 남지 않았어요.”. “난 항상 네 곁에 있었는데 그리고 앞으로도 그럴 것인데 뭘 걱정하니, 걱정하지 말고 나에게 오너라.”



  항복했어요. 중독에게 항복하고 주님께도 항복하고. 하지만 그 항복이 중독에게는 이제 너를 떠나리라는 항복이었고 주님께는  이제 주님만 믿고 따르겠다는 의미의 항복이라는 차이가 있었을 뿐이었죠. 알코올중독의 종이 되었을 때는 사랑도 관계도 모든 것이 멀어지고 피폐해졌지만, 순종의 종, 의의 종, 하나님의 종이 되면 멀어진 관계가 회복되고 하나님의 사랑 안에서 거룩함에 이르는 열매 맺는 남은 인생이 되리라 믿으며 살아가야죠. 왜요? 오늘 말씀에 그렇게 나왔으니까요.



그러나 이제는 너희가 죄로부터 해방되고 하나님께 종이 되어 거룩함에 이르는 열매를 맺었으니 그 마지막은 영생이라(6:22)



  하나님 아버지, 나중에 하나님 앞에 나갔을 때 하나님이 어떤 열매를 맺으며 살았냐고 물으신다면 지금으로서는 드릴 말씀이 없어요. 내 중심으로 산 것을 주장할 수도 없고 난 아니라고 하면서도 남들과 똑같이 아파트를 위해 좋은 차를 위해 살았노라 자랑할 수도 없고. 아이들을 잘 기른다는 핑계로 비교하며 위로 올라서라고 가르친 것을 내세울 수도 없잖아요. 하지만 하나님 앞에서 처음에는 삶은 그렇게 살았지만, 나중에는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교만을 버리고 겸손하게 살았다고, 남들과 경쟁하기보다 그들을 사랑하며 살았다고, 특별히 주님의 은혜로 알코올중독에서 해방되어 가족과 아름답게 살았노라 말할 수 있는 제가 될 수 있도록 인도하시고 용기 주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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