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으로 이어진 공동체, 밝은 누리

관리자2026.05.13 10:19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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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이 낭낭한 봄, 공동체에 손님이 찾아왔습니다. 작은 참새가 찾아와 종종 이야기하듯 저 멀찍이서 여덟 명의 목소리가 옹기종기 들려왔습니다. 가까워질 즈음 마주한 얼굴은 이름도 반가운 밝은누리 공동체였습니다.

서울 강북구 인수동에서 서로 돌보며 살아가기 위해 150여 명이 모여 공동체를 이룬 밝은누리는, 연 1회 열리는 한국공동체협회에서 처음 만났습니다. “하늘, 땅, 사람 더불어 사는 평화살이”를 말하며 경쟁과 소비 중심의 삶에서 벗어나 서로 돌보고 생명을 나누는 살림의 삶을 지향하는 공동체였습니다.

몇 번의 만남이 아쉬워 책도 읽고, 홍천도 방문했었는데 이번에 우리 공동체에 와준 자매님들을 보니 더욱 반가웠습니다. 하루 동안 자매님들은 삼삼오오 모여 교제를 나누고, 중독에 대한 이야기를 목사님께 듣고, 라파의 꽃인 단주파티에도 참석하였습니다.

한 자매님은 “윤 목사님께서 밝은누리에서 강연해주실 때 ‘내가 없더라도 유지되었으면 하는 것 중 하나는 단주파티입니다.’라고 하셔서 단주, 파티? 무슨 시간이지? 하는 의문이 들었는데 직접 참여하게 되어 너무 좋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라파공동체 단주파티는 한 달에 한 번 공동체에서 지내는 형제님들과 사회에서 지내는 형제님들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입니다. 주제는 한 달 동안 어떻게 단주를 지켜왔는가로 진행될 때가 많습니다. 그러면 저마다 지내면서 가족들과 부딪힌 이야기, 전에 중독을 행했던 장소에 갔다가 충동이 왔던 이야기, 사회생활을 하며 트리거를 마주했을 때 대처했던 이야기, 라파에서 가족상담을 통해 나를 알게 된 이야기들을 나눕니다.

이처럼 말 그대로 격동의 한 달, 단주를 지켜낸 것을 우리끼리 응원하고 축하하며 과자와 음료수를 앞에두고 먹고 나누는 파티입니다.

세 시간의 모임 후에는 다 같이 식사를 하고, 족구나 탁구를 하며 몸을 풉니다. 그 후에는 한참 바깥에 앉아 밤이 깊도록 서로 자신의 이야기를 나눕니다. 시골의 캄캄한 어둠속 한 켠에 불을 밝히고 앉아 끝없이 이야기하는, 남자들이 말이 많아지는 순간을 이때야 볼 수 있습니다.

자매님들도 단주파티에서 오가는 이야기를 듣다가 궁금했던 점이나 느꼈던 점, 주변 사람으로서 하고 싶었던 이야기들을 들려주었습니다. 한 자매님은 사회복지 일을 하며 장애를 안고 오신 분들과 공동의존이 되어 고민하던 날을, 다른 자매님은 세속적 습관을 서로 더불어 채워가는 건전한 공동체 분위기 덕분에 자연스레 끊어냈던 경험을 들려주었습니다.

이후 식사를 하기 위해 일어섰는데 자매님들이 잔디밭에 모여 서서 “우리 같이 사진 찍어요!” 하며 각자 가방을 내려놓고 서 있었습니다. 그러다 문득 먼저 와 있던 저를 빙 둘러 안아주기 시작했습니다.

“초림님 만나서 너무 반가워요. 다음에 인수동에도 놀러 오세요. 라파 이야기 많이 들어서 정말 좋았어요.”

그 말을 하며 모두 얼싸안았던 순간, 따뜻한 온기가 느껴졌습니다. 말로 하지 않아도 서로를 안은 그 품 안에서 공동체로 살아가는 우리들의 마음이 하나 되는 듯했습니다. 같이 산다는 것, 서로 나누며 사는 것, 자연에 속하여 자연을 돌보며 살아가는 우리는 참 많이 닮았습니다. 다른 지역에서 비슷한 모습으로 살아온 각자의 시간이 공동체의 한자락이 되어 만나니 얼마나 힘이되던지요. 그렇게 우리는 서로의 삶과 돌봄을 응원하며 함께 걷는 길벗이 되었습니다.

밝은 누리의 온기가 라파에서 나눠지듯 주변 곳곳으로 널리 전해지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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